싸움, 간통, 살인, 도둑, 징역, 이 세상의 모든 비극과
활극의 근원지인 칠성문 밖 빈민굴로 오 기 전까지는 복
녀의 부처는 (사농공상의 제 이위에 드는) 농민이었다.
복녀는 원래 가난은 하나마 정직한 농가에서 규칙 있
게 자라난 처녀였었다. 예전 선비의 엄한 규율은 농민으
로 떨어지자부터 없어졌다. 하나, 그러나 어딘지는 모르지
만 딴 농민보다는 좀 똑똑하고 엄한 가율이 그의 집에
그냥 남아 있었다. 그 가운데서 자라난 복녀는 물론 다른
집 처녀들같이 여름에는 벌거벗고 개울에서 멱감고, 바짓
바람으로 동네를 돌아다니는 것을 예사로 알기는 알았지
만, 그러나 그의 마음속에는 막연하나마 도덕이라는 것에
대한 기품을 가지고 있었다.
그는 열 다섯 살 나는 해에 동네 홀아비에게 팔십원에
팔려서 시집이라는 것을 갔다. 그의 새서 방(영감이라는
편이 적당할까)이라는 사람은 그보다 이십 년이나 위로서,
원래 아버지의 시대에는 상당한 농민으로 밭도 몇 마지
기가 있었으나 그의 대로 내려오면서는 하나 둘 줄기 시