낙동강 칠백리 길이길이 흐르는 물은 이곳에 이르러 곁
가지 강물을 한뭄에 뭉쳐서 바다로 향하여 나간다. 강을
따라 바둑판 같은 들이 바다를 향하여 아득하게 열려 있
고 그 넓은 들 품안에는 무덤무덤의 마을이 여기저기 안
겨 있다.
이 강과 이 들과 거기에 사는 인간 -- 강은 길이길이
흘렀으며, 인간도 길이길이 살아왔었다. 이 강과 이 인간
지금 그는 서로 영원히 떨어지지 않으면 아니 될 것인가?
봄마다 봄마다
불어 내리는 낙동강 물
구포벌에 이르러
넘쳐 넘쳐흐르네
철렁철렁 넘친 물
들로 벌로 퍼지면
만 목숨 만만 목숨의