"장인님! 인제 저……"
내가 이렇게 뒤통수를 긁고, 나이가 찼으니 성례를 시
켜 줘야 하지 않겠느냐고 하면 대답이 늘, "이 자식아!
성례구 뭐구 미처 자라야지!"하고 만다.
이 자라야 한다는 것은 내가 아니라 내 아내가 될 점
순이의 키 말이다.
내가 여기에 와서 돈 한푼 안 받고 일하기를 삼 년하
고 꼬박 일곱 달 동안을 했다. 그런데도 미처 못 자랐다
니까 이 키는 언제야 자라는 겐지 짜장 영문 모른다. 일
을 좀더 잘해야 한다든지, 혹은 밥을 많이 먹는다고 노상
걱정이니까 좀 덜 먹어야 한다든지 하면 나도 얼마든지
할말이 많다. 허지만 점순이가 아직 어리니까 더 자라야
한다는 여기에는 어째 볼 수 없이 고만 빙빙하고 만다.
이래서 나는 애초 계약이 잘못된 걸 알았다. 이태면
이태, 삼년이면 삼년, 기한을 딱 작정하고 일을 해야 원
할 것이다. 덮어놓고 딸이 자라는 대로 성례를 시켜 주마
, 했으니 누가 늘 지키고 섰는 것도 아니고, 그 키가 언