땅 속 저 밑은 늘 음침하다.
고달픈 간드렛불 맥없이 푸르께하다. 밤과 달라서 낮엔
되우 흐릿하였다.
거칠은 황토 장벽으로 앞서 좌우가 콕 막힌 좁직한 구
덩이, 흡사히 무덤 속같이 귀중하다. 싸늘한 침묵, 쿠더부
레한 흙내와 징그러운 냉기만이 그 속에 자욱하다.
곡괭이는 뻔찔 흙을 이르집는다. 암팡스러이 내려쪼며,
퍽 퍽 퍽……
이렇게 메떨어진 소리뿐, 그러나 간간 우수수하고 벽이
헐린다.
영식이는 일손을 놓고 소맷자락을 끌어당기어 얼굴의
땀을 훑는다. 이놈의 줄이 언제나 잡힐는지 기가 찼다.
흙 한 줌을 집어 코밑에 바싹 들이대고 손가락으로 샅샅
이 뒤져본다. 완연히 버력은 좀 변한 듯싶다. 그러나 볼통
버력이 아주 다 풀린 것도 아니었다. 밀똥버력이라야 금
이 나온다는데 왜 이리 안 나오는지.
곡괭이를 다시 집어든다. 땅에 무릎을 끓고 궁둥이를